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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

    [기호일보] ‘세바여’ 「세상을 바꾸는 여성 엔지니어」 성미영 회장 칼럼기고
    • 작성일2022/11/17 10:39
    • 조회 1,095

    [기호일보]  2022.04.18

    ‘세바여’ 「세상을 바꾸는 여성 엔지니어」 

    - 기사링크:  http://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5271

     

    ‘세바여’ 「세상을 바꾸는 여성 엔지니어」는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여성공학기술인협회에서 2004년 창립부터 매년 발간하는 도서명이다. 공학도를 말하는 ‘엔지니어(engineer)’는 원래 ‘엔진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엔진(engine)’은 ‘창의적이며 절묘한 장치’를 뜻한다. ‘engine’은 라틴어 ingenium(재능)에서 유래한 단어로 genius(천재)라는 단어와도 관련 있다. 다시 말해 엔지니어는 ‘창의적이고 절묘한 장치를 만드는 사람’을 통칭한다. 자연과학이 "이 현상은 어떻게 된 것일까?", 즉 ‘왜’를 추구하는 학문이라면, 공학기술 ‘엔지니어링(engineering)’은 "어떻게 하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상태나 물건을 현실에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즉 ‘어떻게’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엔지니어링의 궁극적인 목적은 창의적이고 절묘한 장치를 만들어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자는 인간 중심의 배려다. 

     근세에 세상을 바꾼 여성 엔지니어 두 사람이 있다.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와 최초의 컴파일러 개발자 그레이스 호퍼(Grace Hopper)다. 에이다는 영국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의 딸로 영국의 수학자이자 최초의 프로그래머로 유명하다. 에이다에게는 문학보다 수학과 과학에 매진하게 했던 남다른 어머니가 있었다. 그녀는 찰스 베비지의 ‘해석기관(기계적 범용 컴퓨터의 원조)’의 원리를 설명하는 논문을 작성했다. 그 논문에 실린 베르누이 수를 구하는 알고리즘이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인정됨으로써 컴퓨터 소프트웨어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이름을 딴 ‘Ada’라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고, 인공지능의 창의력 평가를 위해 고안된 ‘러브레이스 테스트’도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사일 궤적 등 전쟁을 위해 많은 계산이 필요했다. 당시 컴퓨터(computer)라는 말은 기계가 아니라 ‘계산하는 사람’을 뜻했다. 정확히 말하면 ‘계산하는 여자’로 통용됐다고 한다. 그레이스 호퍼는 최초로 프로그램 ‘디버깅’을 하고, 최초로 컴파일러를 개발하고, 최초로 미 해군 여성 제독이 된 일생이 최초인 여성 엔지니어다. 그녀는 예일대학교 수리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수학과 교수로 일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많은 미국 여성들이 군에 입대했다. 호퍼도 그 중 한 사람으로 36세에 해군에 입대했고, 해군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처음으로 배웠다. 호퍼가 배속된 해군 연구소의 컴퓨터 프로젝트 책임자는 ‘마크 I(최초의 프로그램 방식 디지털 컴퓨터)’을 만든 하워드 에이컨(Howard Aiken)이었다. 에이컨은 호퍼에게 탄젠트 보간법의 계수를 찾는 일을 맡겼다. 호퍼는 40대의 결코 젊은 나이가 아니었는데도 프로그래밍에 있어서 누구보다 뛰어났다. 그녀는 컴퓨터로 해군의 함정 탄도 측정 계산기를 만들어 혁신적인 초탄명중률을 기록하는 공을 세웠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최초의 컴파일러 ‘플로-매틱스’를 제작하고 프로그래밍 언어 ‘코볼’의 개발을 주도해 컴퓨터 엔지니어링 분야에 놀라운 업적을 남겼다. 

     세상의 성별(gender)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남성’, ‘여성’, 그리고 ‘공대여성’이라는 오래된 농담이 있다. 그 정도로 공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은 깊다. 남녀 임금 격차가 거의 없는 분야인 엔지니어링 산업현장에서는 여성 인재를 채용하고 싶어도 고려할 대상이 없음을 토로한다.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을 분석해 보면 M자형인데, 이는 30대에 육아를 위해 노동시장을 이탈하고, 자녀가 성장한 40대에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지니어링 분야의 성별 경제활동참가율 격차가 가장 크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여성 엔지니어의 절대적인 수의 부족이다. 우리가 매진(邁進)해야 할 것은 ▶가정에서부터 "여자가 무슨 공대"라는 편견을 없애는 것이다. 아울러 ▶고교 여학생의 이과 선택을 독려하고 엔지니어링 분야 대학 진학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 ▶취업한 여성 엔지니어들의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노력 또한 필수적이다. ▶경력단절 여성 엔지니어들에게 미래지향적인 디지털 전환 스킬 재훈련도 해야 한다. 

     유리천장 없는 사회문화적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일이 순조롭게 완성됨을 의미하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주는 교훈처럼, 여성 스스로가 고정관념과 편견의 벽을 깨고 스스로 발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출처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http://www.kihoilbo.co.kr)